매출 정의데이터 정의경영 대시보드

병원 매출 증감률이 원장님이 아는 숫자와 다른 이유

수도권의 한 비만·다이어트 의원. 상담실장 네 명에 월 마케팅비가 적지 않게 나가는 곳입니다. 원장님이 경영 요약 화면을 보다가 물었습니다.

"이번 달 실매출이 5,800만 원인데 밑에 지난달 대비 -22.4%라고 떠 있네요. 지난달이 얼마였길래 -22%가 나옵니까?"

당연한 질문입니다. 그런데 답이 안 나왔습니다. 원장님이 기억하는 지난달 매출로 계산하면 -22.4%가 나오지 않았거든요.

같은 카드 안에 장부가 두 개 있었습니다#

파보니 이랬습니다.

  • 카드에 찍힌 금액은 "실제로 통장에 들어온 돈" 기준으로 계산되고 있었고,
  • 그 밑의 증감률은 "환자에게 청구한 금액" 기준으로 계산되고 있었습니다.

같은 카드 안에서 두 개의 서로 다른 장부를 보고 있었던 겁니다. 금액은 A장부, 증감률은 B장부. 둘 다 각각은 틀리지 않았습니다.

여기서 중요한 건 이게 프로그램 오류였다는 사실이 아닙니다. 고치는 데 걸린 시간은 반나절이었습니다. 진짜 시간이 걸린 건 그다음이었습니다.

"그러면 우리 병원에서 '실매출'이 정확히 뭡니까?"

이 질문에 답하는 데 며칠이 걸렸습니다. 원장님, 실장님, 마케팅 담당자가 각자 다른 정의를 갖고 있었기 때문입니다. 그리고 그 누구도 지금까지 그걸 서로 맞춰본 적이 없었습니다. 10년 넘게 운영한 병원인데도요.

'매출'이라는 한 단어에 숨은 여섯 개의 숫자#

병원에서 "이번 달 매출"이라고 말할 때, 실제로는 최소 여섯 개의 서로 다른 숫자 중 하나를 가리키고 있습니다.

숫자 무엇인가 누가 이걸 매출이라 부르나
① 청구액 차트에 적힌, 환자에게 청구한 총액 진료 실적을 보는 원장
② 수납액 실제로 결제되어 들어온 돈 세무·회계
③ 선납권 충전 10회권·100만 원권을 산 금액 현금 흐름을 보는 사람
④ 선납권 사용 그 권으로 실제 시술받은 금액 시술 실적을 보는 실장
⑤ 포인트·할인 사용 적립금·이벤트가로 차감된 금액 거의 아무도 안 봄
⑥ 환불 되돌려준 금액 나중에 문제 될 때만 봄

같은 달에 대해 이 여섯 개를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매출은 수천만 원씩 달라집니다.

가장 흔한 사고는 선납권입니다#

선납권 충전을 매출로 잡으면 어떻게 될까요?

  • 어떤 환자가 3월에 300만 원짜리 10회권을 결제합니다 → 3월 매출 300만 원
  • 4월부터 8월까지 그 환자가 열 번 시술받습니다 → 그 다섯 달 매출 0원

3월은 유난히 좋은 달로, 4~8월은 계속 빠지는 달로 보입니다. 원장님은 4월에 "왜 이렇게 떨어졌지, 광고가 안 먹히나" 하고 마케팅비를 늘립니다. 실제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말이죠.

선납권 충전은 매출이 아니라 부채입니다. 받아둔 돈이고, 아직 갚지 않은 서비스입니다.

앞의 의원에서 최종적으로 합의한 정의는 이랬습니다.

실매출 = 진료비 결제 + 선납권 사용 + 포인트 사용 − 환불 (선납권 충전은 제외)

정답이 하나인 게 아니라, 하나로 정하는 게 중요합니다#

위 정의가 유일한 정답이라는 뜻은 아닙니다. 병원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. 중요한 건 한 문장으로 확정하고, 모든 화면과 모든 보고서가 그 한 문장을 따르게 만드는 것입니다.

정의가 없으면 화면마다, 사람마다, 달마다 숫자가 달라집니다. 그리고 숫자가 다르면 회의는 "그 숫자 어디서 나온 거예요"로 시작해서 "일단 다시 뽑아볼게요"로 끝납니다. 결정은 아무것도 안 납니다.

이번 주에 확인해 보십시오#

  1. 우리 병원의 '실매출'을 한 문장으로 말할 수 있는가? (선납권 충전은 포함인가? 포인트 사용은? 환불은 언제 차감하나?)
  2. 그 정의를 원장·실장·마케팅 담당자 세 사람이 똑같이 말하는가?
  3. 경영 대시보드의 금액과 증감률이 같은 기준으로 계산되고 있는가?

2번에서 답이 갈린다면, 그 자리가 시작점입니다. 어떻게 정하는지는 아래에 적었습니다.

매출 정의서 한 장, 회의 30분#

고쳐야 하는 건 화면이 아니라 문장입니다. 순서는 이렇습니다.

① 여섯 줄에 표시합니다 (15분)

앞의 여섯 개 숫자를 그대로 적고, 우리 병원의 '실매출'에 넣을지 말지를 표시합니다. 원장·실장·마케팅 담당이 같은 자리에서 합니다. 각자 적어 오면 안 됩니다 — 의견이 갈리는 줄을 눈앞에서 봐야 지금까지 숫자가 왜 안 맞았는지가 드러납니다.

항목 포함? 왜 그렇게 정했는가
① 청구액
② 수납액
③ 선납권 충전
④ 선납권 사용
⑤ 포인트·할인 사용
⑥ 환불

② 기준 시점과 환불 처리를 한 줄씩 정합니다 (10분)

이 두 줄이 없으면 정의서는 아직 미완성입니다. 실무에서 숫자가 갈리는 건 대개 이 두 줄입니다.

③ 정한 사람과 날짜를 적습니다 (1분)

제일 중요한 칸입니다. 이름이 없으면 그건 정의가 아니라 관행이고, 관행은 다음 달에 다시 갈라집니다.

④ 그다음 — 화면을 대조합니다

'매출'이 표시되는 화면을 전부 적고, 각 화면이 이 정의를 쓰는지 하나씩 봅니다. 안 맞는 화면이 나오면 계산을 고치기 전에 이름부터 바꾸십시오.

'실매출'이라고 적힌 걸 '수납액'으로 바꾸는 데는 5분이면 됩니다. 그 순간부터 아무도 그 화면을 실매출로 착각하지 않습니다. 계산을 맞추는 건 그다음에 해도 늦지 않습니다. 틀린 숫자보다 틀린 이름이 더 오래 사람을 속입니다.

정의서는 A4 한 장이면 충분합니다. 바뀌면 날짜를 새로 적고 세 사람이 다시 봅니다.